2 역사 ¶
풍물놀이 또는 농악은 우리 민족의 전통 문화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남사당패나 걸립패 등의 전문적인 예인 집단에 의해서 유지되어 오기도 했고, 농악(農樂)이라는 이름처럼 농사 일정 틈틈이 농민들에 의해 문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풍물놀이나 농악이 모두 사양길로 접어들어 전문 예인인 남사당패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었다.
남사당패의 몇 안되는 젊은 세대였던 김덕수, 김용배, 최태현, 이종대의 네 사람은 이러한 풍물놀이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앉은반을 체계화하고, 1978년, 최초로 《사물놀이》라는 이름으로 연주단을 창단하였다. 그리고 현대와 같이 중부지방의 가락을 엮은 웃다리 사물, 영남지방의 가락을 엮은 영남사물, 호남지방의 가락을 엮은 호남 우도, 호남 좌도 사물, 이 삼도의 가락을 모두 엮은 삼도 사물이 나오게 되었다. 마당에서 진을 짜고 어우러지는 것을 중시하는 기존 풍물놀이와 달리, 사물놀이는 한정된 공연장에서 공연되는 것을 전제로 편성되었다. 보는 것이 중심인 풍물놀이가 이닌, 듣는 것이 중심인 사물놀이로 재탄생한 것이다. 또한 기존 풍물놀이의 가락들을 정리하여 4개의 가락으로 집대성하였다.
원래 김덕수, 김용배, 최태현, 이종대 4인으로 구성된 연주단의 이름이었던 사물놀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곧 이들이 재정립한 형식의 음악을 가리키는 일반명사로 변화되었다. 게다가 원조인 《사물놀이》의 멤버들이 사망하고 독립하여 제각기 활동하면서 연주단의 이름으로서의 사물놀이는 일찌감치 퇴장하기도 했다.
1978년 사물놀이가 창단될 당시 모 민속학자가 꽹과리, 장구, 북, 징의 네 악기가 어우러지는 것을 보고 사물놀이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여 사물놀이가 탄생하게 되었다.[2] 겨우 30여 년에 불과한 역사를 가지는 사물놀이이지만, 전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오랜 전통 문화인 것처럼 알려지고 취급되고 있다. 전통이 어떻게 재창조되고 이어지는지를 잘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인 셈.
3 잡소리 ¶
김덕수 선생이 호남사람이라 그런지, 사물에서는 장구가 크게 중요시되고 있다. 본디 호남은 장구, 영남은 쇠 또는 북이 중요시 되었는데, 때문에 두 지방의 풍물패가 만나거나 두 지방의 악공이 한 풍물패에 속한다면, 특히 두사람이 나름 명인이다 할만한 사람이라면 어느쪽이 위인지 소리로써 싸우는 명장면을 볼 수 있기도 하다.[3] 사실 8년 전까지 한 지역 안의 풍물패라 해도 둘이 맞붙으면 은근히 가락을 바꾸어들거나 엇박과 변가락을 집어넣어 소리를 어울리며 흔들며 싸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 몇년간은 오히려 연합을 해야하는 추세라 그런 진풍경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윗문과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전수관에서 농악을 가르쳐주시는 사부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옛날 처음 김덕수 선생이 공연장에서 앉은반으로만 사물을 할 때, 농악하는 어른들은 모두 젊은것이 소리를 망치고 있다고 혀를찼다고 한다. 하기사, 1년을 사물을 치며 처음 풍물을 배우러 간 삐리들이 선배가 하는 이건 사물과 다르게는 말이야 하는 말에 지금 우리가 하는게 사물이 아니었냐고 묻는걸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또한 당시는 김덕수 선생이 틀을 깨는것처럼 보였을테니... 참고로 김덕수 선생이 사물을 정립했다 하더라도 모든 패가 사물을 칠 때 같은 가락만 치는것은 아니다.[4] 그래도 각 지방의 농악 풍물은 전수관이 돌아갈정도로 성하고, 전수하러 오는 이들 또한 끊이질 않고 있다. 각 패들은 자신들에 맞는 가락으로 사물을 치기에 두 패가 만나 합동공연을 하려면 맞추는데에만 꽤 연습해야 한다. 당장에 대학 전통예술연구회나 대학 풍물패만 하더라도 학교마다 달라 아직 맞붙기가 가능하다. 그러니 함부로 자신이 아는 사물가락이 아니라고 실수하고있다고 생각해버리는것은 뭣모르는 행동이니 주의해라. 이것은 비단 가락 뿐 아니라 치는 타법이나 채를 쥐는 지법, 심지어 장구의 경우는 앉는 법까지 모두 다르다.
4 주요 가락 ¶
- 웃다리 사물놀이 : 경기·강원·충청 일대를 웃다리라고 하며, 이들 지역의 대표적인 가락을 집대성한 가락이다. 길군악 칠채, 짝두름 등의 가락이 있다.
- 영남 사물놀이 : 경상도 일대의 가락을 집대성한 것이다. 삼천포 12채 길군악, 별달거리, 다드래기 등의 가락이 있다.
- 호남 우도 사물놀이 : 전라도 지방을 동서로 구분할 때 서쪽 해안 지역을 우도라고 부르며, 이 지역의 대표적인 가락을 집대성한 가락이다. 오채질굿, 좌질굿, 풍류굿, 양산도, 세산조시 등의 가락이 있다. 호남 좌도 사물을 따로 치기도 한다.
- 삼도 사물놀이 : 위 3대 가락을 모아서 하나의 악곡으로 편성한 것이다. 보통 호남 우도 대부분, 영남의 별달거리, 웃다리의 짝두름을 이어서 연주한다.
- 설장고 : 4명의 장구로만 연주하는 가락
- 비나리 : 고사 및 굿에서 부르던 고사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락이다. 사물의 연주 가락을 반주로 꽹과리 연주자가 덕담축원이 담긴 고사소리를 구성지게 부른다.
- 판굿 : 사물놀이의 주요 가락 중 유일한 선반 가락이다.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주요 포인트인 다른 가락과 달리 공연장이나 무대 위에서 악기를 메고 돌아다니며 진을 짜고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형태의 가락이다.
위의 것은 김덕수옹의 사물놀이